詩--詩한

소문난 가정식 백반 / 안성덕

푸른하늘sky 2019. 7. 12. 02:38


소문난 가정식 백반  / 안성덕


식탁마다 두서넛씩 둘러앉고 
외따로이 외톨박이 하나,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내와 나를 
반 어거지로 짝 맞춰 앉힌다 
놓친 끼니때라 더러 빈자리가 보이는데도 
참, 상술 한 번 기차다 

소문난 게 야박한 인심인가 싶다가 
의지가지없는 타관에서 
제 식구 아닌 낯선 아낙이 퍼주는 밥을 
꾸역꾸역 우겨넣으며 
울컥 목이 멜지도 모를 심사를 
헤아린 성싶다고 자위해본다 

정읍 시외버스터미널 뒷골목 소문난 밥집 
어머니뻘 늙은 안주인의 속내가 
집밥 같다 
잘 띄운 청국장 뚝배기처럼 깊고 
고등어조림의 무 조각처럼 달다 
달그락달그락, 
겸상한 두 사내의 뻘쭘한 밥숟가락 소리 

삼 년 묵은 갓김치가 코끝을 문득 
톡, 쏜다  










고향의 봄 - 하모니카




안성덕(1955∼ ) 

시인

정읍 출생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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