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 김혜천
빛이 소나타를 연주하며
사물들의 정수리에 내려 앉는다
아득한 초원에
한 무리 개망초 들어서고
비에 젖은 꽃잎들 함초롬 다문 잎
물방울 마디마다 매달고
떨고 있는 거미줄
여름은 그렇게 깊어가고
꽃들은 소리 없이 진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다만,
꽃 진지리에 말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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