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얻다 - 나희덕 방을 얻다 / 나희덕 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 詩--詩한 2015.08.02
감지(柑紙)의 사랑 - 정일근 감지(柑紙)의 사랑 / 정일근 비단 오백 년 종이 천 년을 증명하듯 우리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柑紙)는 천 년을 견딘다는데 그 종이 위에 금니은니로 우리 사랑의 시(詩)를 남긴다면 눈 맑은 사람아 그대 천 년 뒤에도 이 사랑 기억할 것인가 감지에 남긴 내 마음이 열어주는 길을 따라 경.. 詩--詩한 2015.08.02
내가 졌다 - 윤효 내가 졌다 / 윤효 주룩주룩 비 내리는 아침이었다 우산 둘이 비켜갈 수 없는 좁다란 길 저만치 네가 오고 있었다 한 손엔 보조가방을 들고 있었다 우산 접고 비켜줘야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비 맞으며 네가 먼저 비켜섰다 어린 것이 어른을 이기다니 버릇도 없이 Chopin - Preludes Op.28 'Raindr.. 詩--詩한 2015.08.02
기다림 - 이생진 Nicoletta Tomas 기다림 - 이생진 너만 기다리게 했다고 날 욕하지 말라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같은 세월에 엇갈린 입장을 물에 오른 섬처럼 두고두고 마주 보았다. Aranjuez Mon Amour - Gheorghe Zamfir Panflute 詩--詩한 2015.08.02
저녁 연기 같은 것 - 오탁번 저녁 연기 같은 것 - 오탁번 시는 저녁연기 같은 것이다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마을, 초가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가 바로 시다. 해가 지는 것도 모른채 들에서 뛰어 놀다가, 터무니 없이 기다랗게 쓰러져있는 내 그림자에 놀라 고개를 들면 보이던 어머니의 손짓같은 연기, 하늘.. 詩--詩한 2015.07.31
謙齋 鄭敾 / 萬瀑洞圖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 만폭동도(萬瀑洞圖) 견본담채 33,2x22cm 서울대박물관 千巖競秀, 萬壑爭流, 艸木蒙籠上, 若雲興霞蔚. 顧愷之. 古塘秋曉 201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