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유월이 오면 - 도종환

푸른하늘sky 2019. 6. 17. 17:45


유월이 오면 - 도 종 환

 

아무도 오지않는 산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다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

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것 이룩된다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통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다시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

 










My Love-Giovanni Marradi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길에서 - 신형건   (0) 2019.06.19
순간의 지속 - 전혜린  (0) 2019.06.19
아버지의 술잔엔 눈물이 반이다 - 이근대  (0) 2019.06.17
동자꽃 - 정관호  (0) 2019.06.17
어떤 동거 / 임태진   (0) 2019.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