戒急用忍

他人能解

푸른하늘sky 2008. 5. 23. 22:00


*목독


"타인도 열게 하여〔他人能解〕 주위에 굶주린 사람이 없게 하라"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문화류씨 10대 종가인 운조루(雲鳥樓)가 있다.
조선 영조 52년(1776년)에 낙안군수 류이주(柳爾胄) 선생이 지은 양반 가옥이다.
이집의 이름은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오르고, 새들은 날다 지치면 둥우리로 돌아오네.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는 문장에서 첫머리 두 글자를 뽑아 운조루(雲鳥樓)라고 한 것이다.
이 집안에는 목독(木?: 나무로된 쌀독)에 구멍을 내고 마개에 ‘他人能解’라는 글귀를 써두었다.
편안하게 쌀을 가져가도록 쌀뒤주를 일부러 곳간채 앞에 두었다.
가난한 이웃 사람이 쌀을 꺼내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음덕을 베풀고 적선을 실천한 것이다.
부유하면서도 존경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보여 주었던 류씨 문중의 상징물이다.
이 집의 또 하나 특징은 굴뚝 높이를 1m도 안 되게 아주 낮게 만들었다.
밥 짓는 연기가 지붕 위로 펑펑 올라가 배고픈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 염려한 배려였다.
류이주의 5세손이고 매천 황현의 친구 二山 柳濟陽(1846∼?)은 일만 여편의 시(詩)를 지었다.
손자 류형업(柳瀅業)에 이르기까지 80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활일기와 농가일기를 썼는데,
유제석의 일기인 是言(1851~1922)과 유형업(柳瑩業)의 일기인 紀語(1898~1937)는 전한다.


운조루에서 태어난 유응교(전북대 건축학과 교수) 시인이 시집을 보내와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다.



*운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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