戒急用忍

40억의 대가는

푸른하늘sky 2008. 5. 7. 20:00


  *필립 퀸트

6일 미국 뉴욕의 뉴왁 리버티 국제공항 택시 대기소. 이곳에 때아닌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퍼졌다.

30여분간 계속된 미니 독주회의 청중은 택시 기사들. 공항 택시 대기소에 무대를 마련한 화제의 주인공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필립 퀸트(34). 그래미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아온 유명 바이올리니스트가 택시 기사인 모하메드 칼리와 그의 동료들을 위해 이색 바이올린 연주회를 연 것이다.

퀸트와 칼리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달 21일. 퀸트는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칼리가 운전하는 택시에 탔다. 집 앞 공원에 택시가 멈춰설 때까지 별다른 것은 없었다. 그러나 택시에서 내린 퀸트는 이내 온몸에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다. 애지중지하던 바이올린을 차 안에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가 아끼던 바이올린은 1723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400만 달러(약 40억6000만원)짜리다. 게다가 이 값비싼 악기는 퀸트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미국 스트라디바리 소사이어티에서 빌린 것이었다. 바이올린을 잃어버린 퀸트는 부랴부랴 뉴욕과 뉴저지 항만 관리위원회, 뉴왁 택시위원회 등에 분실신고를 했다.

이날 오후까지 자신의 차 뒷자리에 400만 달러가 넘는 ‘보물’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칼리는 분실물 안내 방송을 들은 다음에서야 택시 안을 확인한 다음 이를 다음 날 오전 퀸트에게 무사히 돌려줬다.




 *40억짜리 바이올린을 되찾아준 택시기사 칼리(오른쪽)와  바이올린 주인 필립 퀸트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칼리가 40억 짜리 바이올린을 돌려준 댓가로 받은 돈은 단돈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 퀸트의 지인들은 “당시 경황이 없었던 퀸트의 지갑엔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칼리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 이날 열린 30분짜리 깜짝 공연은 퀸트가 100달러 만으로는 충분히 전할 수 없었던 감사의 마음을 칼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칼리와 그의 가족들은 오는 9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퀸트의 공연에도 초대 받았다. 이집트 이민자 출신인 칼리는 또 뉴욕시가 수여하는 감사 메달도 목에 걸었다.

◇어떤 바이올린? = 칼리가 되찾아준 바이올린은 1723년에 만들어진 ‘엑스-키즈웨터(Ex-Keisewetter)’다.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명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들었고 18세기 독일의 작곡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리스토프 키즈웨터가 소유했던 것이다. 비싼 명품 악기를 구해 유망한 음악가들에게 빌려주는 미국 스트라디바리 소사이어티가 2006년 퀸트에게 임대해줬다.

 
<중앙일보>



로키산맥 해발 3천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인 지대가 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 있어야 한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지내는 것이다.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나무가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겪으며 또 그 것을 이겨낸 나무인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고 있는 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
필립 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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