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여름날 / 김사인

푸른하늘sky 2017. 12. 28. 14:11

여름날 / 김사인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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