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피카소 / 김휴
아침이 새빨간 총알처럼 날아왔다
그때 내 눈은 드라이아이스처럼 이마에 붙어있었지만
내 무드는 동백아가씨처럼 애절했고
청소부는 열심히 지난 포옹을 쓸어내고 있었다
왜, 총알
무엇, 동백아가씨
나는, 여전히 지난 포옹
레게머리 애인이 제 생각을 감출 때쯤 뜨거운 문자들이 가슴팍으로 날아들고
제발 나를 기억을 하지 말아 줘
가슴이 가슴을 감당하지 못하는데도
키스가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오프라인은 너무 환하다
빨대 속 같은 골목을 알고 있다
포장마차에서 고흐의 밤이 새벽녘까지 제 귀를 썰어내고 있는,
담벼락의 살이 내 살을 그리워하고 있는,
키스하기에 좋은,
타액 같은 골목을 알고 있다
그 혀끝에 모텔 피카소가 있다
어두운 골목과 내 반쪽이 피카소 그림처럼 접속하더니
복도 끝방에 들었다
총으로만,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니지
탕
탕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돼지고기 두어 근 끊어왔다는 말 / 안도현 (0) | 2017.12.26 |
---|---|
쉼표 / 안도현 (0) | 2017.12.26 |
나태주 - "추억"中에서 (0) | 2017.12.26 |
흰 종이의 숨결 / 정현종 (0) | 2017.12.26 |
단풍드는 날 / 도종환 (0) | 201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