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빵빵, 꽉꽉, 든든 / 윤석산尹錫山

푸른하늘sky 2017. 12. 18. 03:59


빵빵, 꽉꽉, 든든 / 윤석산尹錫山

자동차 기름을 만당 채운 날은 왠지 마음이 빵빵하다.

휴대전화를 꽉꽉 충전해 놓고 시작하는 하루는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하다.
우리 어머니, 일곱이나 되는 자식들, 메추라기 새끼마냥 주렁주렁 매달고 키우시던 우리 어머니.

언제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연탄 한 구루마, 쌀 한 가마, 김장 두 독 해 넣으시고

그제야 그 겨울 든든하시다는 우리 어머니.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조금도 두렵지 않으시다 던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연탄광도 아닌, 어머니의 김장독도 아닌, 어머니의 쌀독도 아닌,

기름 빵빵, 휴대전화 꽉꽉 충전해 두고 오늘 나 든든 시작한다.



 



Andre Gagnon - L'Amour Reve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로 / 박희진   (0) 2017.12.18
눈먼 꿩 / 고영민   (0) 2017.12.18
북회귀선에서 온 소포 중에서 / 허 연   (0) 2017.12.18
들길 따라서 / 홍성란   (0) 2017.12.18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0) 2017.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