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 꽉꽉, 든든 / 윤석산尹錫山
자동차 기름을 만당 채운 날은 왠지 마음이 빵빵하다.
휴대전화를 꽉꽉 충전해 놓고 시작하는 하루는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하다.
우리 어머니, 일곱이나 되는 자식들, 메추라기 새끼마냥 주렁주렁 매달고 키우시던 우리 어머니.
언제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연탄 한 구루마, 쌀 한 가마, 김장 두 독 해 넣으시고
그제야 그 겨울 든든하시다는 우리 어머니.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조금도 두렵지 않으시다 던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연탄광도 아닌, 어머니의 김장독도 아닌, 어머니의 쌀독도 아닌,
기름 빵빵, 휴대전화 꽉꽉 충전해 두고 오늘 나 든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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