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작설차 속에서 / 김필곤
한 잔의 작설차 속에서
서느로운 깃털이 날아 오른다.
내 속뜰을 적시는 작설차 속에서
죄와 절망은 껍질을 벗고
눈부신 자유를 반짝거린다.
정라한 고독의 작설차 속에서
무거운 죽음도 가벼워지고
하찮은 풀잎도 사랑이 된다.
밤이 이슥토록
싸락눈이 오고 있는 작설차 속에서
예수와 석가가 도란거리고
한 송이 매화꽃도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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