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香萬里

단양일집관헌(端陽日集觀軒)-이덕무(李德懋)

푸른하늘sky 2017. 12. 13. 22:19



단양일집관헌(端陽日集觀軒)
-이덕무(李德懋, 1741-1793)-


的的榴花燒綠枝 緗簾透影午暉移
篆烟欲歇茶鳴沸 政是幽人讀畵時


이글이글 석류꽃 초록가지 태우고
발 사이로 얼비치며 낮 그림자 옮겨가네.
고물고물 연기 멎고 보글보글 찻물 끓어
이 바로 유인(幽人)이 그림 구경 할 때일세.

석류나무 가지마다 붉은 불이 붙었다.
푸른 잎이 붉은 불에 다 타버리겠구나.
누런 빛 빛단으로 하늘하늘 드리운 발 사이로
마당을 가로질러 살금살금 지나가는 낮 해의 그림자가 보인다.
향로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향연(香烟)도
이제는 다 탔는지 시무룩해졌다.
그러자 다시금 보글보글 찻물 끓는 소리가 난다.
향내는 여전히 코끝에 감돌고,
마당엔 고양이처럼 햇살이 지나가고,
가지엔 여기저기 불이 붙었고,
방안에선 자울자울 물이 끓는다.
관헌(觀軒)의 고요한 방안에선 벗님 몇이 앉아 말없이
그림 한 장 펼쳐 놓고 감상이 한창이다.


자료출처 -정 민교수의 한국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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