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香萬里

하동 전통 발효차인 잭살차…약용차로 진피와 함께 달여 마시면 감기 ‘뚝’

푸른하늘sky 2017. 12. 13. 21:36
잭살차와 진피
 
잭살차와 진피. 경남 하동에서 건강약차로 마셔오던 민간요법의 차다. 조상들이 지혜롭게 차를 활용해 약용으로 마셔온 것이 ‘잭살차’다. 잭살이라는 말은 하동지방의 사투리로 ‘작설’을 뜻하고 있다. 작설차인 녹차와 잭살차의 차는 내용이 다르다. 잭살차 가공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홍차로 분류된다.

25년 전 우연히 차 만드는 방법 두 가지를 개인적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5월 중순 이후의 찻잎을 따서 시들리고(위조 과정) 손바닥으로 비비기(유념)를 한다. 면 보자기에 놓고 법주로 약간의 스프레이를 한 다음 면보로 싸서 담요를 덮어 온돌방에서 발효시키는 것을 보았다. 몇 시간 간격으로 찻잎을 뒤집어 고르게 발효가 이뤄지도록 한다. 찻잎이 갈색으로 변하면 손바닥으로 비비기를 반복한 후 건조에 들어간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찻잎이 시들면 손바닥으로 유념해서 비닐팩에 넣어 햇살이 좋은 시간에 낮은 헛간 지붕 위나 장독 위에 올려 놓으면 찻잎에 햇볕이 들어 따뜻한 열감이 가해져 발효가 되는 것이다. 맛이 궁금해 보자기에 싸서 발효하는 방법으로 직접 만들어 본 기억이 있다. 우려서 마셔보니 홍차보다는 가볍고 청차보다는 까칠한 맛과 무겁고 습한 향이 밝고 맑지 않았다. 이것을 계기로 청차 만들기와 홍차 만들기에 주력, 차 가공에 관심을 갖고 20년 넘게 연구하며 즐겁게 만들어 오고 있다.

잭살차를 이용해 귤이나 유자에 넣어 다시 뭉근하게 구워 만들어내는 차도 있다. 잭살차와 함께 돌배와 모과를 잘게 썰어 건조한 것과 인동꽃(금은화), 도라지 건조한 것 등을 함께 넣고 달여 마시면 감기몸살에 좋다. 약 대신으로 먹던 약용차라 한다.

‘진피’는 귤껍질을 말린 것이다. 오래된 것일수록 효능이 좋다. 귤껍질은 과육보다 진피의 효능이 비타민C의 경우 4배나 높다.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비위를 튼튼하게 해 소화 기능을 촉진시킨다”고 했다. 귤피를 최소 2~3년 건조한 것을 진피라고 하며 오래된 것에는 15년, 30년 된 진피도 있다. 비위를 좋게 하려면 귤 안에 흰 부분을 긁어 내지 않으면 펙틴 성분이 소화능력을 개선한다. 가슴이 막힌 것을 다스릴 때는 흰 부분을 긁어내야 담을 삭히고 체기를 풀어준다. 콜레스테롤 성분을 낮춰주는 테라빈유도 함유돼 있다.

진피를 잘게 부숴 달여서 마시면 향긋하면서 맑은 맛이 싱그러우며 몸이 군불을 지핀 것처럼 전체적으로 따뜻해온다. 잭살차와 함께 달이면 감기가 거뜬하게 풀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 새로운 힘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으리라. 한기가 느껴지는 날 한방 보건차가 그리울 때가 가끔 있다. 푸른차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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