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민들레처럼 / 안도현

푸른하늘sky 2019. 4. 16. 10:39


민들레처럼 / 안도현

- "우리는 몸이 작고 가늘어서
몸을 흔든다고 해봤자
꽃씨를 멀리 보내기는 힘들텐데..."

꽃줄기는 바람이 불어오는지 알아보려고
들녁 끝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 "물론 바람이 불어준다면 아주 먼 곳,
그러니까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 꽃씨를 데려가겠지.
하지만 바람이 그렇게 해줄거라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건 어리석어."

그리고 민들레는 이렇게 덧붙엿습니다.

- "민들레의 나라는

바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거든.

민들레의 나라는 민들레가 주인이야.

마치 내 운명의 주인이 나인 것처럼..."

민들레가 또박또박 말햇습니다.

- "바람은 몸 바깥에서 부는게 아닐거야.
우리 몸 속에서도 바람이 불지 몰라."

그리고 민들레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 "힘을 모아서,
우리 몸 속의 바람을 일으켜보자.
우리가 우리를 흔드는 거야, 그렇지.
우리가 우리자신을 흔들어 보는거야.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를 흔들 수 있어."











Fragrance Of Peace - Guido Negraszus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0) 2019.04.17
돌단풍 - 김현태  (0) 2019.04.16
상처 - 박라연   (0) 2019.04.16
쪽동백/박철연  (0) 2019.04.15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0) 201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