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처럼 / 안도현
- "우리는 몸이 작고 가늘어서
몸을 흔든다고 해봤자
꽃씨를 멀리 보내기는 힘들텐데..."
꽃줄기는 바람이 불어오는지 알아보려고
들녁 끝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 "물론 바람이 불어준다면 아주 먼 곳,
그러니까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 꽃씨를 데려가겠지.
하지만 바람이 그렇게 해줄거라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건 어리석어."
그리고 민들레는 이렇게 덧붙엿습니다.
- "민들레의 나라는
바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거든.
민들레의 나라는 민들레가 주인이야.
마치 내 운명의 주인이 나인 것처럼..."
민들레가 또박또박 말햇습니다.
- "바람은 몸 바깥에서 부는게 아닐거야.
우리 몸 속에서도 바람이 불지 몰라."
그리고 민들레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 "힘을 모아서,
우리 몸 속의 바람을 일으켜보자.
우리가 우리를 흔드는 거야, 그렇지.
우리가 우리자신을 흔들어 보는거야.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를 흔들 수 있어."
Fragrance Of Peace - Guido Negrasz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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