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평화협정 - 원의 시(나현수)

푸른하늘sky 2019. 4. 4. 10:26


평화협정 - 원의 시(나현수)

전쟁은 무엇을 원할 때 일어난다.
관계에서의 전쟁도 그랬다.

주고 싶어 고민하던 시간
그대가 바라는 것을 찾아보고
해 준 것에 가치를 부여했던 날들
그때 우리에게 분쟁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은 망각의 괴물
고민하던 과거를 지운 채
그 공터에 바람의 공장을 세웠다.

공장은 쉴 새 없이 욕구를 생산하지만
그건 그대가 바라지 않았던 상품
억지로 몇 개를 소비하지만
이윽고 쌓이는 재고품으로
만족하지 못한 채 쌓이는 불신들.

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서약을 해야 한다.

조항 1번 각자의 욕심을 강요하지 않는다.
조항 2번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조항 3번 새로운 공장을 세우려 하지 않겠다.
조항...

이는 우리를 위한 서약서
그대와 함께 하고픈 마음으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제안하는 평화협정.

때때로 바람의 공장이 들어서려 할 때
우리는 다시 테이블에 앉아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시 서약을 제안하는 건
그때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계속 사랑하겠다는 약속의 증표일 테니








Peaceful Aftern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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