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꽃싸움 / 김요일

푸른하늘sky 2017. 12. 17. 18:27

 
꽃싸움 / 김요일


달빛이 가르쳐준 길을 따라,
당신을 안고 붉은 밤을 건너면,
곱디곱다는 화전花田엘 갈 수 있나요?

화전花田엘 가면
노랗고 파란 꽃그늘 아래 누워
지독히도 달콤한 암내 맡으며
능청스레 꽃싸움 할 수 있겠지요?

당신은 새벽별보다 찬란하게 웃고
나는 밤새 문신文身 그려 넣으며
환장할
노래를 부를 테지요

화전花田이면 어떻고, 화전火田이면 어때요
아침가리 지나 곰배령이면 어떻고,
별꽃 피는 만항재면 또 어때요

잃을 것 뺏을 것도 없는 빈들에 가서
꽃집 지어 벌 나비 들게 하고
수줍은 미소에도 찰랑거리는 도라지꽃처럼
속살속살 지저귀며
하루만, 하루만 살아요, 네?


 



정선연 /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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