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 문태준

푸른하늘sky 2017. 12. 17. 16:48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 문태준
 
시골길을 가다 차를 멈추었다
백발의 노인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노인은 초조한 기색이 없었다
나무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속도만큼
천천히 건너갈 뿐이었다
그러다 노인은 내 쪽을 한 번 보더니
굴러가는 큰 바퀴의 움직임을 본떠
팔을 내지르는 시늉을 한다
노인의 걸음이 빨라지지는 않았다
눈이 다시 마주쳤을 때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Bebu Silvetti -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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