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言情談

공항에서 만난 남여

푸른하늘sky 2015. 7. 15. 09:16

Lounge - Narita

어느 여인이 곧 이륙할 비행기의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인은 기다리는 동안 읽을 책 한 권과 과자 한 봉지를 구입한 후,
역시 탑승시간을 가다리는 한 남자가 앉아 있는 탁자에 나란히 앉았다.

여인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팔을 뻗어 탁자 한 가운데 있는 과자를 하나 집었다.
그러면서 슬쩍 곁눈질로 보니 옆에 앉아 있는 남자가
자신의 과자를 하나 집어가는 것이 보였다.

" 아니 어쩌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이토록 뻔뻔한 남자가 있다니!"

그녀는 계속 책을 읽는 척하면서 과자를 또 하나 집었다.
그러자 그 남자도 과자를 하나 더 집었다.
여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의 과자에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스럽게 손을 댄단 말인가!
이런 상황은 과자가 마지막 하나 남을 때까지 계속 되었다.
여인이 그 마지막 과자를 집기 전에 남자는
과자를 가져다가 반으로 쪼개더니
한 쪽을 여인에게 건네주었다.

여인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 세상에! 어쩜 이런 남자가 다 있단 말인가!!! "

그 순간 남자는 탑승시간이 되었는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여인에게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여자에게
  "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란다 "
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너무 어이가 없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던 여인은
남자를 쫓아가서 왜 허락도 없이 자신의 과자를 먹었는지
따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가 탈 비행기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여인은 화를 누르고 뒤돌아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여인은 읽고 있던 책을 넣기 위해 가방을 열고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뜯지도 않은 과자봉지가 얌전하게 놓여 있었던 것이다.
허락도 없이 남의 과자에 손을 댄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뻔뻔하다고 욕하고 어이없어한 행동을 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

남자와 여자, 이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상황을 경험하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과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다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대한 각자의 인식은 너무 달랐다.
  
여인은 자기 것을 허락도 없이 가져다 먹는 상대가
후안무치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화가 치밀었다.
겉으로는 모르는 척 했지만,
여인의 표정이나 행동에는 짜증이 났을 것이다.

반면에 남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대하여
오히려 기뻐했다.
그래서 웃으면서 인사까지 건넬 수 있었다.

  
가방에서 과자봉지를 보았을 때
여인은 사고의 전환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교훈을 배웠다.

자신이 보고 듣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판단과 분석은
자기 자신의 해석에 달려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모습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호야킴 데 포사다 - "피라니아 이야기" 中에서

 

 

 

 

 


I`m A Fool To Want You / Eddie Higgins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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