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雲野鶴

한옥 마루

푸른하늘sky 2022. 2. 22. 10:48

 

정의

널빤지를 깔아 만든 바닥 또는 널빤지로 바닥을 이룬 공간.

개관

지면으로부터 일정한 높이로 들어 올린 마루는 습기나 지열 혹은 해충이나 짐승을 피해 거주 공간을 구성하기에 유리하다. 마루는 바닥을 지면에서 높이 들어 올려 설치한 선사시대의 고상식高床式 건축에서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고분벽화나 고대 가야의 토기에서 이와 같은 고상식 건물을 볼 수 있다. 전통한옥의 대청이나 툇마루, 다락과 바닥을 들어 올려서 멀리 조망하기 위한 원두막이나 정자 건축 등에 마루가 사용되었다.

본래 독립된 건물을 이루던 마루를 온돌과 함께 하나의 건물 안에 구성하는 방식은 한국건축의 독특한 특성으로, 대략 고려 말경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루를 깐 공간은 대청과 같이 제사를 위한 의례 공간이나 생활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광 혹은 고방 같은 수납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통 생활공간이나 의례공간으로서의 마루는 대개 적어도 한 면에 벽체가 없거나 완전히 개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근대기에 들어와 유리문이 설치되면서 내부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내용

마루는 설치 장소와 방식에 따라 대청마루, 누마루, 툇마루, 쪽마루, 들마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누마루는 지면에서 높이 띄워 설치한 마루로 사랑채 등에 설치된다. 누마루 주위에는 계자난간 등 난간을 두르며, 들어열개문을 설치한 경우 그 아래의 머름이 난간 역할을 한다.

툇마루는 고주와 평주 사이 공간인 툇간에 놓인 마루, 쪽마루는 평주 바깥쪽에 덧단 마루를 각각 일컫는다. 이것들은 실 사이를 서로 긴밀히 연결하고 실내 공간을 마당이나 외부와 연결하는 매개 공간 성격을 띤다. 또한 칸으로 이루어지는 기본 공간만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비품을 두기 어려웠기 때문에 퇴 공간에 마루를 깔고 수납공간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부엌아궁이로부터 직접 불길이 닿지 않는 건넌방 등의 실 앞에 설치한 툇마루는 누마루처럼 높이고 그 밑에 함실[아궁이]을 둔다. 들마루는 들고 다니는, 이동이 가능한 마루를 이른다.

마루를 구성하는 방식에는 기둥 사이에 장선長線 (마루 밑에 가로로 대어서 마룻널을 받치게 한 나무)을 일정한 간격으로 걸고 그 위에 폭이 좁고 긴 널빤지를 이어 대어서 구성하는 장마루,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장귀틀과 장귀틀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하는 동귀틀로 틀을 짜고 동귀틀 옆면의 홈에 마루청판[쪽널]을 끼워 넣어 조립식으로 구성하는 우물마루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마루에는 천장반자를 설치하지] 않는 연등천장으로 꾸며서 공간 높이를 최대로 한다.

지역사례

전라도 서남부 도서지역 살림집에서 볼 수 있는 마루인 ‘마래’는 머릿방이라는 뜻으로 채의 한 끝에 자리하여서 곡물성주를 모시는 신성한 공간이다.

마루를 놓을 자리에 마루를 놓지 않고 흙바닥을 그대로 둔 곳으로, 집 안에 있는 작은 마당봉당이라 하는데 이 봉당을 중심으로 주거 공간을 폐쇄적으로 구성한 집을 지붕 용마루 양쪽에 낸 통풍구가 까치둥지와 비슷하다고 하여서 ‘까치구멍집’이라 부른다. 경상북도 안동·봉화·울진 등지에서 흔히 발견되는 까치구멍집은 보통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양통집이다. 정면 중앙 칸은 흙바닥으로 된 봉당이고, 봉당 안쪽에 마루가 놓인다. 마루 양쪽에는 안방건넌방이 배치된다. 이 마루는 여름에는 밖에 내가고 겨울에는 안에 설치된다.

전통한옥에서 마루는 작은 나무기둥, 즉 동바리로 받친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보통 돌로 받친다.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난간(툇마루)과 상방(대청) 사이에 호령창號令窓을 설치한다. 생깃문이라고도 하는 호령창은 쌍여닫이 널문이다. 이 문을 통하여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아랫사람을 부르기도 하여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특징 및 의의

마루라는 말에는 높다는 의미가 있다. 머리와 어원이 같아서 산마루, 고갯마루, 용마루처럼 꼭대기 혹은 가장 높은 곳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제사 등 의례 공간이나 위계가 높은 공간을 마루로 구성한다.

16세기에 하나의 건축유형으로 완성되는 한옥온돌, 마루, 마당이 조합을 이루어 적절히 변형·반복됨으로써 주거 공간이 이루어진다. 우물마루는 우물 정(井)자와 같은 모양으로 깐 마루라는 뜻으로, 쪽마루를 제외한 마루 공간에 흔히 쓰인다. 이는 한국건축에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마루 구성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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