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청자부/ 박종화

푸른하늘sky 2020. 10. 22. 11:16

 

청자부/ 박종화

 

선은 ㅡ
가냘픈 푸른 선은 ㅡ
아리따웁게 구울려
보살같이 아담하고
날씬한 어깨에
4월 훈풍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천 년의 꿈 고려 청자기!

빛깔, 오호! 빛깔
살포시 음영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
조촐하고 깨끗한 비취여,
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 년 묵은 고려 청자기!

술병 물병 바리 사발
향로 향합 필통 연적
화병 장고 술잔 베개
흙이면서 옥이더라.

구름 무늬 물결 무늬
구슬 무늬 칠보 무늬
꽃 무늬 백학 무늬
보상 화문 불타 무늬
토공이요 화가더라
진흙 속 조각가다.

 

그러나 이것은
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

 

 

 

 

 

 

 

 

 

 

 

청성곡 / 김응서 대금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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