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부 - 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봄에는
멍들어 엎드렸었고
여름에는
마파람에 헤매었었고
서리 맞은 감 같이
삭는 내 속을
피 처럼 찍어 내는
지금은
가을.
주소를 씁니다.
그대가 살아 있는
지상의 골목
국경보다 울울하게
솟아 있는 곳
낙엽 위에 녹물 같은
사연을 적어
백 마디 말씀은
침 삼켜 넘깁니다.
La Muse Et La Lune - Monika Martin
(뮤즈와 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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