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가을 안부 - 이향아

푸른하늘sky 2020. 10. 26. 10:41

 

가을 안부 - 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봄에는
멍들어 엎드렸었고

여름에는
마파람에 헤매었었고

서리 맞은 감 같이
삭는 내 속을

피 처럼 찍어 내는
지금은
가을.

주소를 씁니다.

그대가 살아 있는
지상의 골목

국경보다 울울하게
솟아 있는 곳

낙엽 위에 녹물 같은
사연을 적어

백 마디 말씀은
침 삼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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