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10월 - 오세영

푸른하늘sky 2020. 10. 12. 10:02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 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 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 낮
화상입은 꽃잎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여! 네 마지막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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