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오미자술 - 황동규

푸른하늘sky 2020. 5. 30. 11:11

 

오미자술 - 황동규

 

오미자 한줌에 보해소주 30도를 빈델몬트 병에 붓고

익기를 기다린다.

아, 차츰차츰 더 바알간 색,

예쁘다.

막소주 분자(分子)가

설악산 오미자 기개에 눌려

하나씩 분자 구조 바꾸는 광경.

매일 색깔 보며 더 익기를 기다린다.

내가 술 분자 하나가 되어

그냥 남을까 말까 주저하다가

부서지기로 마음먹는다.

가볍게 떫고 맑은 맛!

 

욕을 해야 할 친구 만나려다

전화 걸기 전에

내가 갑자기 환해진다.

 

 

 

 

 

 

 

 

 

 

Thank You / Martin Er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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