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채송화 단상 - 이민영

푸른하늘sky 2019. 7. 5. 16:03


"깊은 산속 고향 
옹골 뒷밭에
언제나 발대지게를 지고 오르내리던 울 아버지
발대보다 작은 체구인 아버지,

늦여름 산녘은 아버지가 가는 것이 아니라 발대가 간다.
아버지 음성만 남아 음성이 때로는 면벽같은 산을 향해
무언을 내쫓으려는 바위가 되고
바위같은 아버지는 노란 채송화가 되어 반긴다.

날이 오고 아침이 오면 다시 그 채송화가
집에 오고
담장 아래 아장아장 아이가 되어 논다."


         

              -이민영(시인.수필가) - "채송화 단상"中에서












Wait For You - Toshifumi Hin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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