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라일락 그늘에 앉아 - 오세영

푸른하늘sky 2019. 6. 14. 22:46


라일락 그늘에 앉아 - 오세영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한 줄










 

Longing for you -  Pr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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