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산경山景/도종환

푸른하늘sky 2019. 3. 19. 21:27

산경 (山景)


산경山景/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도 안했다

말 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했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되었지만

하늘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Before I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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