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찔레/문정희

푸른하늘sky 2017. 12. 28. 18:00





찔레/문정희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던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뽀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이 때쯤을 "찔레꽃머리"라 한다.


하얀 꽃을 무척 좋아하는 그녀는
찔레꽃마냥 뽀족한 가시가 있다. 


난,
그녀를 찔레꽃머리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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