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산/이훈식

푸른하늘sky 2017. 12. 28. 17:02

지리산


산...

                  이 훈 식

산이 높은 것은
하늘에 닿아 보려는 욕심이 아니라
발돋음 해 보려는
그리움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높은 산이
온갖 나무와 풀벌레와 새들로 가득한 것은
산자락을 넓혀 보려는 탐심이 아니라
골 깊게 패인 아픔을 감추고 싶은
마음인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않다
하얗게 부서지며 이리 저리
쏟아져 내리는 계곡물이
산의 울음인 것을
그 눈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찾아
밤낮없이 흘러서
산그늘에 기대어 사는 그 모든 것들의
젖줄이 됨을
아는 사람이 많지를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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