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뿔 / 이경

푸른하늘sky 2017. 12. 28. 15:00

146.쥐와 황소

뿔  /  이경

우리 소가
백곰네 소와 싸움 붙던 날
뒷걸음질로 뒷걸음길로 버티다
힘이 부쳐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쌀뜨물 소죽 먹는 그 집 소의 뚝심에 밀려
뿔 빠진 상처에 된장을 싸매고 누운 밤
어머니의 된 숨소리같이
내쉬는 콧김이 뜨거웠다
꺾인 무릎 앞에 그 큰 눈으로
익모초물 같은 어둠을 들이키고 있었다
검은 성자의 눈망울에
새 뿔같이
저녁달이 돋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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