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12월에게 / 고은영

푸른하늘sky 2017. 12. 25. 17:38

 
 
12월에게 / 고은영


끼니를 거르는 것도 아닌 것만
가중되는 쓸쓸함은 도태되는 계절에
진한 동질감을 느끼며 외로워지는데
그대의 얼굴은 밀랍 같아라

한 해를 마감하는 내 삶이 어두운 빙점이어도
고요한 그대 가슴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진정 아름다운 삶이었다 
가슴 뭉클한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지리멸렬한 시간의 덫에 유배된 시간
행동이나 사고는 조루증이 심해 울지도 못하고 
나태한 행적이나 죄 몫을
과거형으로 치부해 버리는 치졸함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 아니냐

막장 같은 인생이라도
결빙되는 이 추운 겨울 길을 잃으면
가난한 혼을 내밀어 어둠의 길을 밝혀주는
북쪽 하늘 개밥 바라기 별을 보나니

밤을 돌고 돌아 내일 아침 창문을 열면
해맑은 얼굴로 추위를 견디던 그리움은
그대의 가슴 한복판
쨍쨍한 서리꽃에 살포시 앉아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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