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George Skaroulis - This Land Is Your Land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0) | 2020.08.16 |
---|---|
상돈아. 술 마시다 칵 죽어삐리자 / 박영철 (0) | 2020.08.05 |
땡볕 - 손광세 (0) | 2020.07.24 |
7월 / 허연 (0) | 2020.07.18 |
寶池를 보다 / 홍해리 (0) | 2020.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