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푸른하늘sky 2020. 8. 16. 09:45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토박이말사전에서 어원을 찾아보면
'아내'는 집안에 있는 해라서
'안해' 란다

과연 그럴까?
화장실에서 큰거하고 나서
화장지 다 떨어졌을 때
화장지 달라면서
소리쳐 부를 수 있는 사람,

틀니 빼놓은 물컵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생일 선물 사줘도
눈꼽만큼도 좋아하지 않는

그냥 그런 사람.

있어도 되고
없으면 더 좋을 그런 사람인데
집안에 있는 해라고?
천만의 말씀!

어쩌다 젊은 시절 떠올라
이불 속에서 슬쩍 건드리면
─ 안 해!
하품 섞어 내뱉는 내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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