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寶池를 보다 / 홍해리

푸른하늘sky 2020. 7. 17. 08:08

 

寶池를 보다 / 홍해리

 

官谷이란 곳에 寶池가 있다

끝없이 너른 연못이 蓮으로 덮혀 있는데

하루 종일 돌아도 끝이 없다

흔한 紅蓮 白蓮이 아니라

온갖 크고 작은 갖가지 연이 다 있다

마른 우뢰가 이따금 멀리서 우는 한낮

문을 활짝 열고 있는 집집마다

금은보화가 가득가득 쌓여 있었다

동행한 仙人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길이 바쁘게 달리고 있었다

집안에서 술을 거르고 있는 섬섬옥수

버들허리의 처녀애들이 바쁘게 나다니고

향기로운 술냄새가 밖으로 흘러나왔다

손님들이 수없이 드나들지만

조용하기 절간만 같았다

우리도 어느 집 문안으로 들어서자

열여섯 손길이 이끌어 자리를 잡고

잠시 기다리자

가야금을 앞세우고

연꽃 낭자가 술상을 차렸는데

천년 된 느티나무 아래 금빛 마루였다

오색 술병에 든 액체는 화택의 것이 아닌

천상의 이슬로 빚은 옥로주였다

몇 차례 잔이 가야금 줄을 타고 돌자

선인과 나는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자

소나기가 시원스레 쏟아지기 시작했다

깜빡 잠에서 깨어 눈을 뜨니

아까 마신 蓮막걸리 대접에

이마를 박고 있는 선인과 나

느티나무에선 매미가 시원스레 울고

寶池의 연꽃들은 오수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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