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이문조
아버지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힘들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프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돈이 없어도 돈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돈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내가 아버지 되어보니
우람한 느티나무처럼
든든하고
크게만 보였던
아버지
그 아버지도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아플 때가 있다는 것을
돈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장이니까
가족들이 힘들어 할까봐
가족들이 실망 할까봐
힘들어도
아파도
돈 없어도
말을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Pucini / Gianni Schicchi 中
O Mio Babbino Caro / Maria Ca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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