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가장 사나운 짐승 / 구상​

푸른하늘sky 2020. 2. 12. 10:01


가장 사나운 짐승 / 구상

내가 다섯 해나 살다가 온

하와이 호놀룰루 시의 동물원,

철책과 철망 속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짐승과 새들이

길러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 구경거리의 마지막 코스

“가장 사나운 짐승”이라는

팻말이 붙은 한 우리 속에는

대문짝만한 큰 거울이 놓여 있어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찔끔 놀라게 하는데

오늘날 우리도 때마다

거울에다 얼굴도 마음도 비춰보면서

스스로가 사납고도 고약한 짐승이

되지나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 시집『인류의 盲點에서』(문학사상사, 1998)











At the End of the Horizon -  Ernesto Cortazar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김용택   (0) 2020.02.14
봄날 - 김 용택  (0) 2020.02.14
엄마와 곤란 - 박후기  (0) 2020.02.11
독자 / 윤제림 ​  (0) 2020.02.1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0) 2020.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