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한 호흡 / 문태준

푸른하늘sky 2019. 11. 21. 17:39


한 호흡 /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 시집『맨발』(창비, 2004)















What a wonderful world / Eva Cassi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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