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삭힌 고추 - 조춘희

푸른하늘sky 2019. 11. 7. 16:32


삭힌 고추 - 조춘희

  

캄캄한 항아리에 갇혀 살다
도마 위에 드러난 속살
몇 개 꼭지 떼고 짓이겨 봐도
들큰한 물만 내 비칠 뿐
독기 어린 눈이 고요해졌다
하찮은 일에도 예민했고
상처받기 일쑤
눈물 마를 날 없었다
휘장처럼 둘러진 항아리 속 어둠에
눈, 코, 입 틀어막고
펄펄 뛰던 성깔
돌덩이 하나 가슴에 얹어 지그시
분 삭혀낸 고추
꽃그늘 속
뻐꾸기 환하게 울었다














 

Mother Of Mine / Guitar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쑥부쟁이 - 김귀녀   (0) 2019.11.09
가을詩 - 홍해리  (0) 2019.11.08
11월, 다섯 줄의 시 - 류 시화  (0) 2019.11.07
산국 향기 - 이정자   (0) 2019.11.06
가을 들녘에 서서 - 洪海里  (0) 2019.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