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칡꽃이 피다 - 박대성

푸른하늘sky 2019. 8. 22. 12:20

칡꽃이 피다 - 박대성


강파른 전봇대를 올라

더는 올라오지 말라고 씌운 고깔을 지나

화살 모양 고깔을 이정표 삼아

오르고 또 올라

수만 촉광의 전류에 닿고 싶었던 넌출

 

잘리고 꺾여도 또 오르고 올라

마침내 전류에 닿아

환한 칡꽃 한 송이 피워냈다 .

 

칡이 익을 것이고

그 진액을 받는 사람 있을 것이다 .

 

속이 어두워 소화가 잘 안 된다던 아버지가

들이키던 검은 진액

 

아버지의 먹먹한 속에서

환한 칡꽃이 피었을 것이다 .













Morning Air - Bandari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 우산을 놓고 오듯 / 정현종  (0) 2019.08.25
코스모스 / 이해인  (0) 2019.08.23
여운 ― 천양희  (0) 2019.08.21
상치꽃 아욱꽃 ― 박용래  (0) 2019.08.21
낮달의 비유 - 문태준  (0) 2019.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