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雲野鶴

황희와 김종서

푸른하늘sky 2019. 6.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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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좋기로 이름난 황희가 김종서에게만은 자주 나무라고 구박을 했다한다.

육진을 개척해 백두산 호랑이라고 불린 김종서는 그 공으로 병조판서에 오르고 임금의 총애를 업고 거만해졌다.

어느날 회의 때 술에 취한 김종서가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있는 것이 황희의 눈에 띄였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황희는 부하에게 갑자기 명했다.

  "지금 병판이 앉아있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니 의자다리가 잘못된 모양이다. 어서 고치도록 해라."

아무리 취했지만 김종서도 말에 뼈가 있는 말이란걸 알았다.

자세를 바로 고치고 황희에게 사죄한 김종서는 회의가 끝난 후 황희가 자리를 뜨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육진을 개척할 때 밤중에 화살이 날아들어 책상머리에 꽂혔어도 얼굴빛이 변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식은 땀이 등을 적셨소이다."

이 일에 미안해진 김종서가 강원도 지방을 순찰하고 돌아오며 좋은 꿀 한단지를 구해 병졸을 시켜 황희에게

선물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기대했던 김종서에게 돌아온 것은 황희의 대노하였다.

  "이 꿀은 뇌물로 받았거나 공짜로 받은 것이 분명하다. 또 나라의 녹봉을 받는 부하 군사를 사사롭게

   심부름꾼으로 부리다니!"

 

황희가 영의정으로 있을 때 김종서는 여러 판서를 지냈는데 그때마다 혼을 냈다.

지켜 보던 맹사성(孟思誠)이 어느 날 궁금해 물었다.

김종서는 당대의 이름난 재상이고 공이 추천한 인물인데 왜 그리 구박을 하시는게요?”

황희가 자신의 의자를 손으로 탁탁 두드리며 한 답은 이러했다.

​  "김종서는 이 자리(영의정)를 이어받을 인물이요. 하지만 성품이 거만하고 대사를 도모하는데 너무 과격해

   앞으로 자중하지 않으면 반드시 낭패를 볼 것입니다. 그 자만심을 꺾고 모든 일에 경솔하지 말라는 것이지

   결코 그가 미워서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

 

황희의 예상은 머지않아 적중했다.

김종서는 훗날 문종이 아들을 보살펴달라는 유언을 하고 세상을 뜨자 수양대군에 맞서지만 참혹한 죽임을

당한다.

만일 김종서가 황희의 말대로 임했더라면 단종애사 같은 비극은 이뤄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황희는  이미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은 늙어 물러 갈 것이고

다음 세대가 뒤를 이어갈  것이기에 미래를 내다 본 것. 

 마치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기라도  한 것처럼 어디로 갈 것인가는 모르고

어디서 온 것만 내세우면 미래가 없다.

우리도, 권력을 잡고 있는 자들도 때때로 자문해 봐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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