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 - 장석남

푸른하늘sky 2019. 6. 9. 12:55
**[시있는 아침]장석남-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 - 장석남



한 덩어리의 밥을

찬물에 꺼서 마시고는

어느 절에서 보내는 

저녁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처마 끝의 별도

생계를 잇는 일로 나온 듯 거룩해지고

뒤란 언덕에 보랏빛 싸리꽃들 핀

까닭의 하나쯤은

알 듯도 해요

 



종소리 그치면

흰 발자국을 내며

개울가로 나가 손 씻고 낯 씻고 

내가 저지른 죄를 펼치고

가슴 아픈 일들을 펼치고

분노를 펼치고  

또 사랑을 펼쳐요

하여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의

다른 하나를 

알아내곤 해요













풀잎에 맺힌 이슬 - 남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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