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 - 정관호
까치무릇이라는 속명으로도 불려
이름으로는 귀에 익은 들풀
이른 봄날
하얗게 분칠한 보드라운 바늘잎이
두 낱 가지런히 돋고
그에 싸이듯 꽃대 외줄기
그 끝에 여섯 가닥 반듯한
꽃송이 하나 우러러
햇빛을 받으면서 펼치는 정갈함
꽃꼭지를 떠받들 듯
미늘 같은 포엽 둘 또는 셋
꽃이파리 거죽으로는
자주색 줄무늬 가지런한데
다시 차근차근 살피고 싶어 찾아가면
벌써 꼬드라져서 한밤 깊은 잠 속이다
찾아보기도 수월찮지만
지켜보기는 더욱 해가 짧은
뭣이 바빠서 그리도 서두는가
작별이 아쉬운 봄의 또 하나의 전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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