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산자고 - 정관호

푸른하늘sky 2019. 5. 16. 06:14


산자고 - 정관호


까치무릇이라는 속명으로도 불려 

이름으로는 귀에 익은 들풀 

이른 봄날
하얗게 분칠한 보드라운 바늘잎이 
두 낱 가지런히 돋고 

그에 싸이듯 꽃대 외줄기 


그 끝에 여섯 가닥 반듯한 
꽃송이 하나 우러러 

햇빛을 받으면서 펼치는 정갈함 

꽃꼭지를 떠받들 듯 
미늘 같은 포엽 둘 또는 셋 


꽃이파리 거죽으로는 
자주색 줄무늬 가지런한데 
다시 차근차근 살피고 싶어 찾아가면 
벌써 꼬드라져서 한밤 깊은 잠 속이다


찾아보기도 수월찮지만 
지켜보기는 더욱 해가 짧은 

이 바빠서 그리도 서두는가 
작별이 아쉬운 봄의 또 하나의 전령사.








Loving Touch - De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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