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문정희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던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뽀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Loving Cello / Ralf Eugen Bartenbach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 서홍관 (0) | 2019.04.30 |
---|---|
비오는 날이면 - 윤보영 (0) | 2019.04.29 |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 안도현 (0) | 2019.04.28 |
봄- 천양희 (0) | 2019.04.26 |
우현雨絃환상곡 / 공광규 (0) | 2019.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