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 안도현

푸른하늘sky 2019. 4. 28. 09:05

물푸레나무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 안도현 

저 어린 것이  
이 험한 곳에 겁도 없이  
뾰족, 뾰족 연초록 새순을 내밀고 나오는 것을 보면  
애쓴다, 참 애쓴다는 생각이 든다  
저 쬐끄만 것이  
눈에 파랗게 불 한번 켜 보려고  
세상 속으로  
여기가 어디라고, 
조금씩, 조금씩 손가락을 내밀어 뻗는 것을 보면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이 봄에 연애 한번 하러 나오는가 싶다  
물푸레나무 바라보는 동안  
온 몸이 아흐 가려워지는  
나도, 살맛 나는 물푸레나무 되고 싶다  
저 습진 땅에서  
이내 몸 구석구석까지  
봄이 오는구나  


    - 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문학동네 









Visions -  Cliff Ri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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