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그대에게 가는길 / 안도현

푸른하늘sky 2019. 3. 28. 08:07


그대에게 가는길 / 안도현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헤일 수 없는
우리들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을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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