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하늘 - 이정하
끝내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두었네.
말이란, 은밀히 배반의 씨앗을
키울 수도 있다기에.
그대 앞에서
사랑이란 말은 또한
얼마나 허세인가.
내 가슴 떨림에 비한다면
얼마나 보잘것 없는가.
난 그저 웃고 말 뿐,
먼 하늘을 쳐다보는 것으로
그 말을 대신하고자 했네.
그러나 어인 일인가,
돌아오는 길이 이리도 허전함은.
사랑한다는 말은 끝내 접어 두고서.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기도 - 이해인 (0) | 2019.03.27 |
---|---|
장미의 속 - 라이너 마리아 릴케 (0) | 2019.03.26 |
하늘냄새 - 박희준 (0) | 2019.03.25 |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 오인태 (0) | 2019.03.25 |
외로움의 폭력 - 최승자 (0) | 2019.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