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설탕길/허수경

푸른하늘sky 2019. 2. 18. 10:05

박수근 박수근/할아버지와 손자


설탕길/허수경


늙은 아내를 치매 요양원으로 보내고

발자국을 깊이 묻으며 노인은 노상에서 울고 있다

발자국에 오목하게 고인것은

여름을 먹어치우고

잠이 든 초록


가지 못하는길은

사레가 들려

노인의 목덜미를 잡고 있다


내가 너를 밀어내었느냐

아니면 니가 나를 집어 삼켰느냐

아무도 모르게 스윽 나가서

저렇게 설설끓고 있는 설탕길을 걷느냐


노인은 알수 없는 나날들속에서는

늙은 아내가 널려있는 빨래줄 위로 눈이 내린다고 했다

당신의 해골 위에 걸어둔 순금의 눈들이

휘날리는 나라에서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아서

오래된 신발을 벗으며

여름 속 밝은 어둠은 오한을 내며 운다













Where My Heart Is - Tim Ja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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