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길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그대에게 가고 싶다>(1991)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도둑놈 - 서정홍 (0) | 2019.01.14 |
---|---|
학살2 - 김남주 (0) | 2019.01.12 |
비망록 / 문정희 (0) | 2019.01.11 |
겨울나무 / 장석주 (0) | 2019.01.10 |
갈 곳이 없다더니 / 서정홍 (0) | 2019.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