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푸른하늘sky 2019. 1. 11. 11:11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길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그대에게 가고 싶다>(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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