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비망록 / 문정희

푸른하늘sky 2019. 1. 11. 10:50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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