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그리움이 번지는/ 김영미

푸른하늘sky 2018. 12. 28. 14:50

                                                  Nicoletta Tomas


그리움이 번지는/ 김영미


하늘이 제 몸 비늘을 털어내던 새벽

햇살 속으로 물안개 몸을 섞는다

나비가 스쳐간 강 언저리

윤슬에 일렁이는 마른 꽃대궁

웅크린 시간 속 세월의 주름들은 강 밖에 있다 

바람이 머물다간 그 자리

풀꽃은 씨방을 비우고

한 계절 몸살지다 슬어놓은 생애가 숨는다

비춰지는 모든 것은 바깥에 있다

거울 밖 마음처럼 물결에 어리는 그림자가 고독하다

내 생의 가녘에 그대가 있지만

강과 풀꽃처럼 닿을 수 없는 바깥이다

꽃잎이 열매에 이르는 길과

열매가 잎을 틔우는 생의 경계로 번지는 끌림

내가 바깥에서 그대 마음 안을 서성이는 것처럼

심장 졸아드는 날이거나

무성영화 속 지루한 삶의 자막처럼

흐르지 못하고 혀를 굳힌 마음의 메타포를 던지는

그댈 향한,


18년 시월의 첫날에

                              

                -모던포엠19년 신년호












Forever in love / Kenn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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